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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를로-퐁티의 객관주의 비판현대철학 2020. 6. 5. 08:57
메를로-퐁티는 『지각의 현상학』의 도입부에서 경험론(empiricism)과 지성론(intellectualism)을 주된 비판의 표적으로 삼고 있다. 그는 자신의 몸의 현상학을 본격적으로 펼치기에 앞서 이전까지 서구 사회에서 암묵적이면서도 거의 예외 없이 유일한 두 형태의 가능한 합리적인 사고방식으로 받아들여져 오던 경험론과 지성론의 손아귀로부터 벗어나는 작업을 한다. 이 예비작업은 메를로-퐁티의 입장에서 논리적으로 정당하게 요청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그의 현상학이 드러내고자 하는 현상이 경험론을 통해서도, 지성론을 통해서도 환원적으로 설명될 수 없다고 강하게 주장하기 때문이다. 지성론과 경험론은 모두 현상을 마치 대상(object)처럼 바라보는 객관주의(objectivism)적 태도를 전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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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를로-퐁티에 쉽게 접근해보자현대철학 2020. 6. 5. 08:56
메를로-퐁티는 20C 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들 중 한 명인데요. 그냥 여러 명 중에 한 명인 그런 학자는 아닙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역사상 가장 천재적인 철학자 중 한 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근데 이 사람이 글을 너무 어렵게 써서 이해하는 게 되게 힘들긴 합니다. 저도 아직 멀었구요. 글을 어렵게 쓸 수밖에 없었겠다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내용 자체가 말로 표현하기 되게 힘든 내용이긴 하거든요. 오늘은 메를로-퐁티의 심오한 철학의 얼개를 최대한 쉽게 잡을 수 있는 길이라고 제가 뽑아 본 세 가지 예시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이 세 가지 예시는 모두 상식을 깨뜨리려는 시도를 담고 있습니다. 메를로-퐁티의 철학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생각하지 말고 느껴라.”라고 말하고 싶은데요. '그냥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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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의 목적론적 역사이해 - 시민사회를 향한 꿈근대철학 2020. 6. 5. 08:56
물리주의의 강력한 지배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대의 관점에서 보면 다소 생소할 뿐만 아니라 약간 우스꽝스럽게까지 느껴질 수도 있는 역사에 대한 목적론적 시각을 칸트는 「보편사의 이념」에서 아주 확고하게 드러낸다. 칸트는 인간의 역사를 태초부터 자연에 의해 설정되어 있는 목적(Zweck)이 실현되어가는 과정으로 이해한다. 「보편사의 이념」 제 1명제는 다음과 같다. “생명체의 모든 자연적 소질은 언젠가는 완전하게, 그리고 목적에 맞게 발현되도록 결정되어 있다.” 인간사가 아무리 무질서하고 우연의 지배를 받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그 이면에는 이미 자연에 의해서 부여된 소질(Naturanlage)이 놓여있으며, 모든 인간의 활동과 역사는 그 자연적 소질이 미리 정해진 목적에 맞게 발현되어 가는 과정이다. 칸트는 인..